“경제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치적 혼란, 글로벌 경기 둔화, 보호무역주의 확산까지 겹쳐 우리 기업들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입니다. 기업들이 활력을 되찾고, 지역경제가 회복될 수 있도록 경총이 앞장서겠습니다.”

김인남 제19대 대구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2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대구경총이 기업들의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날 김 회장은 제17·18대 회장을 맡은 데 이어, 두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올해 우리 경제가 한층 더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지역 분쟁 등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 부진이 계속됐다"며 "이에 따른 소비 침체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에 다시 시동을 걸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김 회장은 “미국이 캐나다·멕시코·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며 “현대·기아차, 삼성, LG, 하이닉스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해외로 진출한 500여 개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한국 경제는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1.9%로 예상했지만, 최근 경총이 경제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1.6%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회장은 해당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64%의 경제 전문가들이 올해 한국 경제가 정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 급등과 수출 감소로 기업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회장은 국내 기업 환경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과도한 규제와 경직된 노동법을 지목했다. 그는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의 글로벌 경쟁은 날로 치열해 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등 규제 중심의 법 개정이 진행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들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 정치권, 노동계가 힘을 합쳐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대구경총은 앞으로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와 협력해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대구경총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올해 우리 경제는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가 될 것이지만, 우리 기업들이 포기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경총이 최선을 다하겠다”며 “회원사 여러분과 함께 대구 경제 발전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건도 기자 gundokki@idaegu.com

출처 : 대구일보(https://ww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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